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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필/ 불교건축 기행, 성능대사 발자취) “北漢誌, 흥국사 중수기념비”

전남 여수 영취산 흥국사에서 서울 북한산성 까지...

기사입력 2021-11-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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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능대사(聖能大師)와 영취산 흥국사 도솔암(도솔천궁)
 

▲ 소설가 : (米岡) 김용필

가을비 내리는 늦은 가을, 여수의 진산 영취산(510m)을 찾아 흥국사 도솔암에서 불교예술의 정수를 누린 성능대사의 도솔천궁 법수도를 느껴본다.

 

여수 흥국사는 영취산 자락에 웅좌한 호국불교 사찰이다. 영취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여수 공단과 광양제철 이순신 대교, 남해도와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이 환상적인 장관을 일었다. 흥국사는 1196년 고려 명종 26년 송광사 법승 보조국사 지늘이 화엄사 말사로 흥국사를 지었다.
 

정혜결사의 승보사찰로 400년 맥을 이어오다가 많이 소실 된 것을 1560년 조선 명종 때 법수화상이 중건하였고 기암대사가 승군 300명을 훈련시켜 호국불교 사찰의 명맥을 유지하였다. 1624년 계측대사가 중건, 1703년 숙종의 명을 받은 성능대사가 중건한 후 흥국사 중수 사적지를 세웠다. 1780년 효암대사가 중건, 1812년 승군 해산하면서 456명의 승군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가 영취산에 오른 것은 이곳 도솔암에서 위대한 불교사원 건축가인 성능대사의 예술혼을 되새겨 보려는 것이었다. 성능대사는 이 암자에서 날마다 무엇을 꿈꾸었을까? 그것은 도솔천궁을 만드는 이상이었다. 마침내 훗날 8도도총섭이란 승병 장수가 되었다.
 

흥국사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꽃무릇 화단을 밟으며 봉우재(400m)에 올라지나 봄의 철쭉 군락지를 둘러본다. 왼쪽은 영취산 오른쪽은 진례산이 웅좌하고 있다. 영취산 도솔암은 임진왜란 때 승병장들이 충절의 법회를 열었던 기도처였다. 영취산은 여수의 진산으로 불도와 성황도와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며 국난의 위보를 알리고 전달하는 봉화대가 있었던 명산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영취산을 진례산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잘못된 명명이다. 영취산령에 있지만 영취봉과 진례봉은 별개의 산이다. 영취산은 510m 여수의 진산 정봉이고 진례산은 439m, 일명 시루봉이라고 하는데 여수의 본향 진례만호가 있던 배산이다. 그런데 도솔암이 있는 영취산 정상의 표지석에 진례산으로 표기한 것은 역사의 오류다. 다시 영취산으로 바꾸어야 한다. 고장의 진산을 함부로 어떤 명목으로도 바꾸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영취산을 진례산이라고 바뀐 이유는 신동국여지승람에서 김총이 순천 진례산 성황신이라는 데서 나온다.
 

분명히 영취산은 흥국사의 주산이며 도솔암이 있는 정상이다. 다도해 봉화의 기점으로 국가 재난이나 국난이 있을 때 순천 남산에서 고흥 팔영산으로 다시 영취산에서 광양 백운산으로 연결된다. 광양은 지리산의 산세가 높고 역참이 없어서 봉화를 여수 영취산에서 받았다. 영취산은 여수의 명산으로 성황신을 모셨고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었다. 신라의 장수 견훤과 부장인 김총이 신라 남서부 방어사령부 수장으로 진례(신덕)에서 근무할 때 순천 부호 박영규와 결탁하여 후백제 건국의 발판을 만들었고 후백제 건국과 멸망 후 견훤과 박영규는 고려 개국신이 되었지만, 태봉의 궁예왕 아들인 김총은 고려의 건국에 반기를 들고 진례산에 남아 성황신이 되었다.
 

성황신이란 나라나 고장을 지킨 영웅을 신격화하여 받드는 것이다. 중국의 제갈공명 와룡, 공민왕 최영 장군이나 김총 장군, 남이 장군을 그렇게 모신다. 따라서 성황신은 무속의 상징이 아니고 고을의 수호장이란 민속신앙으로 봐야 한다. 진례산아래 진례 마을은 순천 김씨, 순천박씨의 본향이다.
 

영취산 도솔암은 1700년 성능 대사가 흥국사 중축을 하면서 하루에 한 번씩 올라 도솔천 법회를 회생했다는 곳이다. 이곳의 기도 효험으로 성능은 8도도총관(8도승병장)이이 되었다.
 

영취산은 석가모니가 산상 도솔천 법당에서 부처님은 문수, 보현보살을 좌우 안좌하고 10제자와 사천왕의 호위를 받으며 구름처럼 몰려온 중생들에게 산상 법회를 연 곳이다. 흥국사 도솔암 역시 후불탱화, 도솔천영산회상도의 무대이다. 후세인들은 도솔천(兜率天) 법회가 있었던 영취산 도솔암을 불도의 수행처로 삼았다. 전국엔 12곳의 영취산이 있고 정상의 도솔암은 수행 발이 높기로 유명하다.

 

영취산 도솔천 법회로 수련의 공덕을 쌓아 도솔천궁행 티켓을 따는 사람들.

깊은 선정을 베푸는 사람, 경전을 늘 독송하는 사람, 지극한 마음으로 미륵보살을 염불하는 사람, 계율을 지키며 법계를 잊지 않은 사람, 널리 공덕을 쌓은 사람, 죄를 범하고 진심으로 참회하는 사람, 부처님 앞에 꽃이나 향불을 장식하고 예배하는 사람, 이들은 사후 도솔천궁에서 열화를 누린다. 여수 영취산 도솔암의 도솔천궁은 외로운 중생들의 정신적인 이상향이었다.

 

  2. 북한산성 축성의 8도도총섭 성능대사(聖能大師)의 업적
 

여수 영취산 도솔암에서 성능대사의 성불을 전수받아 그 업을 찾아 서울 북한산성으로 발길을 옮긴다. 조선 숙종 29년 1711년 흥국사 주지 성능대사가 8도 도총섭으로 성업을 받았다. 숙종은 그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는 부처님이라 했다.’  그의 사람됨과 건축 토목 예술적 재능을 높이 산 숙종은 성능에게 명하여 북한산성을 축조하고 행궁을 짓게 하였다. 성능은 승병을 통찰한 8도도총섭 승병장이 되어 스님이 주축으로 북한산성과 행궁을 짓게 하였다.
 

구례화엄사 스님이었던 성능은 화엄사 주지이며 남한산성과 평양성을 쌓은 각성대사의 제자로 화엄사 각황전을 지었던 건축 대가였다.
 

숙종은 할아버지 효종대왕이 북벌을 위하여 북한산성에서 북벌군을 훈련하던 부국강병책으로 산성을 축성하려고 전국에 건축, 토목, 축성 공사 전문가를 모집한다는 방을 붙였다. 원래 구례화엄사 주지인 각성을 추천했으나 늙어서 거행이 부족해서 참여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전라도 암행어사 최창대가 성능대사를 추천하였다. ‘전남 순천 흥국사 주지 성능을 추천합니다. 그자는 화엄사 주지 각성을 도와 각황전을 지었고 남한산성과 평양성을 축성한 건축가입니다.’ 그와 동시에 암행어사 조영복이 ‘축성의 귀재 성능을 추천합니다.’라는 추천 상소를 올렸다.
 

  종은 당장 순천(여수)흥국사 주지 성능을 불렀다.
 

‘그대의 건축 기술을 알아본 암행어사 최창대와 암행어사 조영대가 추천한바 그대를 북한산성 축조 장으로 임명하노라.’ 숙종은 그에게 8도 도총섭이란 승병장으로 추대하였다. 그는 명을 받고 전국의 사찰에 축성할 승려를 선발 하였고 북한산 18km의 축성을 3구분으로 나누어 전국의 부역군을 차출하였다.

제1구역은 대남문에서 동북부 위문까지 경기, 충정도 부역군에게 활당하고 제2구역은 대남문에서 의상봉까지 전라도 부역자에게 활당하고 제3구역은 경상도 부역꾼에게 의상봉에서 대남문 원효북문. 중성문을 축성케 하였다.

그리고 산성 안에 12개 사찰을 짓고 군량미 창고를 짓고 승려들이 축성노역꾼의 숙식을 담당케 하고 중흥사에 본부를 두고 8개월 만에 12만 명을 동원하여 4대문 8위 암문의 대성각을 쌓았다. 북한산성은 국난시 제2의 행궁으로 쓰기 위하여 임금이 임시 행정을 볼 궁을 만들고 어영청. 금위영, 훈련도감의 총사령관 영을 짓고 14개 사찰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성능은 32년간 북한산성 중흥사에 거주하면서 북한산 축성 기록인 ‘북한지’를 만들었다. 그의 업적은 순천 흥국사등 12개 사찰을 중건한 대 건축하였다.

 

그러나 북한산성의 행궁과 14사찰과 융청, 행궁. 3위영 건물이 1925년에 완전 불타 없어졌다. 몹쓸 후손이었다. 자손만대에 남길 유산을 불태워 버렸다. 누구인가 지명수배하여 능지처참을 시켜야 할 것이다.
 

위대한 건축가이며 장군이었던 성능대사의 기록은 전혀 없다. 다만 여수 영취산 흥국사중건사적비와 북한산성 봉성암 부도탑과 태고사 천리대 거북바위에 암각으로 위령비가 남아 있을 뿐이다. 경상북도 태생이라는 것, 왜 위대한 예술가이며 불승장인 대사의 기록이 없을까 안타깝다. 그는 통도사로 가서 일생을 마쳤다.
 

북한산성과 행궁을 돌아보면서 세계적인 불교 건축가 성능대사의 업적을 길이 남길 상념에 잠겼다.

 

   3. 성능대사의 ‘영취산 흥국사중수기념비’의 문화적 가치
 

1703년(숙종 29)에 성능은 경상도 전라도의 유실된 사찰 12사를 중복원 하였다. 성능은 순천부사 김덕항, 수군절도사 이휘, 흥국사 주지 자언스님의 도움으로 중수사적비를 건립하였다. 중수사적비의 비문은 암행어사 최창대가 지었고 글씨는 가선대부 이진휴가 썼고 뒷면의 발문은 흥양현감 정동호가 짖고 문세욱이 썼다. 중수에 참여한 140여 명의 인명록은 당시 순천지방의 문화 인물들의 면목을 알 수 있었다. 중수비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12호로 지정되었다.
 

비명은 ‘영취산 흥국사 중수사적비’이고 비제는‘유명조선국 전라도 순천 영취산 흥국사 중수 사적비명병서’ 이다. 비문은 22행으로 1행에 53자이다. 비문의 지은이는‘중훈대부 행홍문관수찬지제교 겸경연검토관춘추관기사관 최창대이고, 전서와 비문 글씨는 가선대부 행승정원도승지 겸경연참찬관춘추관수찬관 예문관직제학상서원정 이진휴이며, 쓴 연대는‘숭정갑신후육십년 계미육월일립, 1703년(숙종 29)이다. 비문을 지은 최창대는 영의정 최석정의 아들로서 당대의 명문장이었고, 비문을 쓴 이진휴도 숙종 대에 통도사 사리탑비, 선암사 중수비등 작품을 남긴 명필이었다.
 

비문의 내용은 성능이 주도하여 중수비문을 청하였고 보조국사의 흥국사 창건, 임진왜란때 소실, 1560년(명종 15) 법수화상의 사찰 건물 증축, 1624년(인조 2) 계특대사의 대대적인 사찰 중건, 그리고 1690년(숙종 16) 통일 스님의 법당 개축 사실과 사적을 구체적으로 기록되었다.
 

뒷면은 정동호가 발문하여 문세욱이 썼다. 내용은 혜일, 석철스님이 발문하여 흥국사의 창사와 중건 과정에서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뒷면 아랫부분에는 윗부분 발문과 간격을 두고 6단에 걸쳐 비를 건립할 때 협조한 순천부사 김덕항, 수군절도사 이휘, 주지 자언, 석정을 비롯한 중건 과정에 도움을 준 140명의 지방관과 중앙 정계의 인물, 관련 승려, 여성을 포함한 신도, 그리고 석공들의 명단까지 기록되어서 당시 중수비의 건립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4, 성능대사가‘北漢誌’를 쓰다.
 

북한산성 내 봉정암 터에 남은 성능대사 부도탑


성능 대사는 북한산성 축성과 행궁 축성의 과정과 사료를 발간하였다. 목판본 1책(26장). 크기는 세로 21.6㎝ 가로 15.2㎝이다.
 

성능은 1711년(숙종 37) 북한산성을 축조할 때 승려들을 총지휘하는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으로 중흥사에 머무르며 1745년(영조 21)까지 팔도도총섭의 지위로 북한산성을 관리하면서 산성의 축조와 관리에 관한 사료를 모아『북한지』를 편찬하였다.
 

『북한지』는 축조 과정과 직후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6쪽 분량으로 수록된 북한산성의 지도는 훼손 부분이 없어서 가장 중요한 역사 자료가 된다.

항목은 도리(道里)- 연혁(沿革)-산계(山谿)-성지(城池)-사실(事實)-관원(官員)-장교(將校, 吏卒附)-궁전(宮殿)-사찰(寺刹)-누관(樓觀)-교량(橋梁)-창름(倉廩)-정계(定界)-고적(古蹟)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북한산성에서 사방 주요 경계까지의 거리를 기록한 도리 항목에서는 원래 양주목 소속이었다가 한성부로 이관되었다는 사실이 적혀 있다. 성지 항목에는 산성의 총 둘레가 7,620보, 훈련도감·금위영·어영청이 맡은 구간과 길이가 나오며, 기타 성벽의 높이와 성문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사실 항목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북한산성의 축조와 경영에 대한 임금과 신하 사이의 다양한 논의가 1659년(효종 10)부터 1715년(숙종 41)까지 시기별로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관원, 장교, 창름 항목에는 북한산성의 구체적인 경영 상황이 자세하게 나오며, 정계 항목은 훈련도감·금위영·어영청이 관할하는 영역과 경계를 기록한 것이다.

끝으로 여수 영취산 흥국사 도솔암에서 서울 북한산성에 이르기까지 천재적인 성능 대사의 건축 예술혼을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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