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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오후 2:06:18 입력 뉴스 > 사설&칼럼

(김용필 소설가/화승 의겸의 생각)
「흥국사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1.수월관음도의 기도발

 

옹정원년 계묘맹하 전라좌도 순천영취산 흥국사 관음전상단후불

(雍正元年 癸卯孟夏 全羅左道 順天靈鷲山 興國寺 觀音殿上壇後佛)

 

   -제작 동기-

 

▲ 김용필 소설가
 ‘모든 중생이 극락국에서 태어나 무량수명을 누리면서 불도(佛道)를 이루기를 기원한다.’

 

진달래꽃과 동백꽃이 만발하고 홍매화 살 굳는 4월의 여수 영취산 흥국사는 재난과 국난 극복의 정기가 흥국의 열기로 피어나는 곳이다. 이절에서 영상회상과 수월관음 기도회를 가지며 기도 발이 잘 먹혀 부처님의 설법이 화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간의 재난과 질병을 막아 주는 관음보살은 백의관음, 수월관음, 천수관음으로 구분하는데 수월관음 도는 달이 비친 물 가운데 금강보석에 앉아 입법을 설도하는 관음보살을 화사 의겸이 그린 그림이다. 이는 화엄경의 입법계품의 한 장면이다.

 

1723년(경종 3) 남도 화사(畵師) 의겸이 흥국사 원통전 화실에서 향오, 신감, 적조 등 10여명의 화사들과 가로 170.8㎝×세로 255㎝의 화폭에 그린 탱화로 화면 구도가 안정적이고 필선이 섬세하며 색채의 조화가 뛰어난 조선 후기 탱화로 관음전 중앙 벽에 안치할 후불탱화로 그린 것이다.

 

흥국사는 1195년 고려 명종 25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여수시 중흥동 영취산에 창건한 절이다.

 

수월관음도는 푸른 물로 둘러싸인 바다동굴의 권좌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수월관음의 설법도인데 보살의 두상에서 나오는 빛이 부처와 보살의 몸에 발산하여 동굴 안을 밝게 비추어 세상을 밝힌다.

 

얼굴과 신체비례가 배경 석굴안과 조화롭게 구성한 회화로 그 기법이 뛰어나다. 물위 중앙에 정좌한 수음관음이 왼손은 무릎에 얹고 오른손은 뒷벽을 짚어 몸을 기댄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그 아래 방문하는 선재동자의 모습이 화사하다.

 

허리를 빳빳한 채 합장하는 선재동자의 행동이 부자연스럽지만 그를 바라보는 수음관음의 눈빛이 광채를 띤다. 그러나 발밑에 출렁이는 물결이 거칠지만 뒷벽에 나는 청조(靑鳥)의 날개 짓이 평화롭고 관음의 양 어깨 뒷면엔 우측으로 쌍죽(雙竹)이 푸르고 좌측으로 정병(淨甁)에 꽂힌 버드나무가 싱그럽게 평온한 세상을 음미하고 있었다.

 

세상을 관조하는 관음보살의 암좌 한 금강옥석이 안정된 구도로 적·녹·청색이 화려하면서도 온화한 느낌의 색채와 조화를 이루어 정교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세련된 필선의 비단옷이 보일 듯 말 듯 속옷을 드러내고 앉아 모습이 평화롭다.

 

단정하고 맑은 갈색의 밑바탕 색조 위로 밝고 부드러운 적색과 녹색이 주선을 이루고 흐드러진 비단결이 붉은 빛과 흰색의 문향의 영락 구술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세상이 보인다.

 

그러나 평화로운 화면의 관음보살의 미소가 어쩐지 왼쪽 구석에 허리와 무릎을 약간 굽히고 합장한 선재동자의 부자유스런 행동에 머문다. 계속 수월관음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먼 산을 바로 보는 선재동자의 모습은 마치 억지로 구도 장에 끌려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2. 畵師 의겸의 생각

 

의겸은 조선 중기 숙종과 영조대까지 남해안 사찰을 돌며 탱화를 그렸던 화승이다. 누군지 모르는 스님과 비구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화엄사 승방에서 부모 없이 자라면서 부모에 대한 울분을 단청 화를 그리며 불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목탁치고 염불하는 중이 되는 것을 거부한 소년은 염불대신 부처님의 설법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는 화승이 되었다.

 

그는 송광사에서 불화를 그리다가 여수 흥국사 원통전으로 옮겨 전문적인 불화당을 만들어 경상남도, 전라남도의 화승들을 불러들여 후불탱화를 그리며 조선후기 불화를 왕성하였고 수많은 제자를 기른 화사였다.

 

그는 절을 떠나고 싶지만 절을 떠나지 못하는 사연 때문에 남도의 절을 돌아다니며 수월관음도나 영상회상도 같은 후불탱화를 그리며 내면의 화를 불화로 승화하였다. 그는 수월관음도에서 자유로운 아난존자의 방문이 어쩐지 형식적이고 강요적인 인상으로 숨겨 그려 놓았다.

 

그가 탱화 속에 아난존자의 모습을 특이하게 묘사 한 것은 그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아난존자로 비춘 것 같았다. 그렇게 화승 의겸은 부모에 대한 모진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난존자는 부처님 사후 최고의 제자로 부처님의 공적을 세상에 알렸다.

 

그것은 영상회상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법화경의 부처님 49년 영취산 설법 만찬장을 그린 탱화인데 그곳에서 아난존자의 불만어린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미타불의 정좌 앞에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었다.

 

정좌한 석가모니상단 좌측에 백의 관음보살이 서고 우쯕에 지장 보살, 그 아래 약사여래가 서고 좌측의 아미타불이 보좌한다. 그리고 석가모니 우측 나란히 아난존자가 좌측으로 가섭이 서고 앞줄 좌로 문수보살 우로 보현보살이 서 있는 법회장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아난은 숨은 듯 고개만 내밀고 있었다.*

 

 

   3. 사월의 기원

    (詩)

   『흥국사에서』     -김용필-

1

남도천리 여수반도 영취산 불국정토

선 반석에 터를 잡은 흥국사 호국고찰

보조국사 지눌님의 불교개혁 염불소리

절이 잘 되어야 나라가 흥하고

나라가 흥하면 절이 잘 된다

만백성 가슴속에 흥국을 기원하며

무량무애, 석가여래, 마음이 부처로다

진례봉 도솔 암에 진달래 꽃 붉게 필제

솔바람 풍경소리 은은한 봉황루에

우렁찬 벅고소리 아침을 열어 깨고

기암대사 승병수군 왜병을 물리치며

삼별초 항몽전사 뱃길을 재촉하네

선교사상 불교개혁 보조국사 시름인걸

정혜쌍수 결사되어 돈오점수 법을 펴다

 

2

홍예석교 푸른 물에 석양이 붉게 타며

피로에 지친노승 발 담그고 근심 편다

적묵당 수행스님 강원에서 법경 욀제

산울림 돌아 돌아 불자염불 제석평화

구백년을 연연하게 우렁차게 중생구도

무사전당 지장보살 공평무사 기원하며

태평애민 흥국승불 나무아미 관세음보살

진례산 제석봉에 흰 구름 드리우 듯

영산회상 수월관음 금선금채 휘어감고

염화시중 연화좌선 분신불도 성불공덕

심검당 선실수행 주지스님 불경소리

불교중흥 나라 흥국 보조국사 조계무상

법수계측 복원사찰 만수태성 이루소서

의겸 화승 불화명상 다보여래 법을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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